후기 한번 썼었는데,
그냥, 제가 어떻게 지냈나 정리도 할겸, 몇가지 적어봅니다.
▶ 수술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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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8시 50분까지 도착해야한다고 했는데, 조금 서둘러서인지 8시 30분경에 도착했습니다. 혹시 문이 잠겨있으면 어떻하나 싶었지만, 다행히 원장님과 실장님이 먼저나와 계시더라구요.
이날 전신마취때문에 아무것도 먹지 말아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수술중에 위속 내용물이 역류하면 기도 막혀서 숨못쉬는것 때문에 그렇다고 들었어요. 밥 안먹는건 얼마든지 참을 수 있지만, 물 못 마시는게 정말 괴롭거든요. 평소 물과 음료를 달고 사는지라 ㅜㅜ
어쨌든 저는, 약간 편법이긴 하지만, 위 속에 고이지 않을 정도로 입안만 적시고 아주 살짝 씩 '흡수'한다는 느낌으로, 물로 속을 적셨습니다.
이날 가급적 물 못마시기때문에, 말하지 않는것이 좋습니다. 말을 많이하면 입안이 금방 말라 괴로워지거든요 ^_^
여하튼, 병원에 도착한 저는, 수술전 간단한 사진을 찍고, 두피절개를 위해 머리를 갈래 갈래 정리했습니다. 원장님이 직접 해주셨는데요. 무딘 나이프 같은걸로 가르마를 타며 정리해주시는데 그 느낌이 썩~ 좋진 않지만, 머리를 정리해주시는 원장님 손길이 정말 가볍고 샤프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수술도 잘 해주실꺼란 확신을 이런 디테일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는...
수술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고, 링거를 맞습니다. 그리고 수술실로 직행. 수술대위에 눕는데 사실 별로 긴장되는건 없구요. 어차피 마취한 상태에서는 어떤 시술이건 저는 모르기 때문에, 원장님 실력 믿고 맘편하게 있었습니다.
곧 마취과 선생님이 오셨구요. 체중을 물어보시더니, '조금 뻐근하실껍니다.'라는 말과 함께 링거에 마취약 주사하셨습니다. 독특하고 기분 나쁘지 않은 느낌 ㅋㅋ 위험하다는 소릴 많이 듣긴 했지만, 그간 몇번의 경험이 있었기에, 그냥 별 무리 없을꺼란 생각했어요.
...
딱 눈을 뜨는 순간 수술은 이미 끝나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취를 깨고 숨이 잘 안쉬어지더라구요. 물에 빠진 느낌 같은 ㅜㅜ 덜컥 겁나서 반쯤 정신나간 사람처럼 헛소리 하고 그랬는데요 -_-;; 간호사 언니들이 괜찮다고 거듭 말씀해주시고 저도 안정을 찾았습니다. 숨쉬기가 처음엔 힘들더니 점점 좋아지더라구요. 마취가스 때문에 구역질이나 속이 괴로운 느낌은 없었습니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
일어나서 걸어야 한다길래 간호사 언니의 손을 잡고 병원을 계속해서 돌았습니다. 사실 전혀 힘들거나 이런 느낌 없었구요. 몇바퀴든 계속해서 돌 수 있을것 같았어요. 뛸 수도 있을것 같은데, 경망스러울까봐 참았습니다. 어쨌든 많이 움직여야 마취에서 회복이 빨라진다고 하셔서 정말 안쉬고 계속해서 돌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전신마취하면 장기기관도 올 스탑 해버리기 때문에, 자꾸 이렇게 걸어다니고 돌려야 갸네들도 시동이 걸리기 때문이란 걸 알았습니다. 최대한 빨리 물을 마시고 싶어, 내장기간의 시동이 빨리 걸리길 기도하며 많이 많이 걸었어요. 꾸준히 침삼켜서 장기가 로딩이 되었는지 확인했는데요.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저는 금방 로딩되서 장기가 돌아가고 있다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저 물마셔도 됩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물을 마시고 싶었지만, 괜히 실장님이나 다른 간호사 분들하고 실갱이 있을까봐 그냥 참았습니다. 정말 물이 마시고 싶었어요 ㅡㅜ
6시가 넘어 병원을 나섰구요. 바로 집으로 가서, 미리 준비해둔 라꾸라꾸에 누웠습니다. 침대에 벼개 쌓는것 보다 라꾸라꾸 있으면, 상체부분 높낮이를 조절 할 수 있어 정말 좋아요.
어쨌든 이날 최대한 늦게 자야 붓기가 덜할꺼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기에, 의자에 앉아서 인터넷 여기저기 뒤적거리며 졸릴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이미 붓기는 수술 끝나고부터 진행되고 있었구요. 띵띵 불은 '추악한' 얼굴 짊어지고 앉아있으려니 정말 고역 ㅡㅜ
뭐 그렇긴 했지만, 통증이나 아프거나 괴롭거나 하는건 별로 없었습니다. 시간 되서 약먹고 잤어요.
▶ 이튿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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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자고 일어났습니다. 평소 똑바로 누워서 자는편이였지만, 아무래도 두툼한 붕대 싸매고 자려니까 불편하긴 했어요. 그런데 저는 몸살나서 아플때 마냥 누워있는걸 좋아하는... 취향(?)이라 그래도 나름 즐거웠답니다.
붓기는 계속해서 진행중이였고, 얼음찜질 해도 팽창에 팽창을 거듭합니다. 아무래도 두피 상처도 있고, 몸에서 박리된 피부 다시 원래대로 붙으려고 열나고 몸살걸린 느낌있고 그래요. 몸이 그래도 살겠다고 열심히 투쟁하는 중인것 같았습니다. 몽롱한게 나름 괜찮았어요. 평소 보지 않는 티비 보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밤까지 팽창은 계속됩니다. 자기전에 조금 불편했는데, 통증때문이 아니라, 붕대 때문이였어요. 작용 반작용 법칙에 의해 ㅡㅜ 얼굴은 팽창하고 붕대는 고정되있으니 얘네들끼리 서로 밀며 싸워요. 그래서 압박이 가해지고, 옭죄인 느낌에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자기전에 먹으라는 약 먹으니 한결 낫더군요. 그래서 이날도 무사히 잠들었습니다.
▶ 3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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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기 MAX.
그러나 불편하거나 하진 않았어요.
그냥 커다란 머리 짊어지고 룰루 랄라~
▶ 4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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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기가 조금씩 빠지기 시작합니다. 냉찜질 온찜질 반복해야하는 시기가 드디어 왔어요. 참고로 제가 아는선에서 말씀드리면, 냉찜질은 팽창하는 붓기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막 붓기시작할때 차가운거 갖다되면 혈관 수축되서 피가 덜 도니 아무래도 덜 붓는... 반면에 온찜질은 혈관 팽창시켜 피 많이 돌게해서 붓기 빠지게 하는... 어쨌든 이날 부터 온찜질해야하는데 사실 귀찮아서 온찜질 별로 안했어요. ㅡㅜ
특별히 불편한건 없었구요. 역시 티비보고 인터넷하고 책읽으며 룰루 랄라.
▶ 5일째 ~ 7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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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붓기는 조금씩 빠지기 시작합니다. 특별히 불편한건 없지만, 조금 살만해지는 시기. 그러다 보니 여유가 생기고, 머리가 간지럽다라는걸 느낄정도로 여유가 있어집니다. 다른건 다 괜찮은데 정말 머리 근지러운 것 때문에 너무 괴로워요. 헬멧 쓴 미스터 손오공이 헬멧 못벗어서 대신 나뭇가지로 머리 긁는거 아시죠? 저 그날 볼펜부터 색연필까지 다 사용해봤답니다 ㅜㅜ 미치는 줄 알았어요. 두피에 자극 주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 긁는다기 보단 '더듬는' 수준으로 어루 만져줬어요. 사실 이러면 가려움은 증폭됩니다. 그저 차분한 마음가짐으로 눈감고 참아내세요.
다른건 불편한것 없음. 굿.
▶ 8일째 / 붕대푸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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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머리를 감을 수 있게 된 날입니다. 병원가기 전까지 싸매고 있다가 가기전에 시간맞춰 풀려고 했....................................................
.... 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붕대풀고 샤워부터 했어요. 그간 머리에 물 안닿게 샤워는 했었지만, 그래도 머리부터 시원하게 적실 수 있다는게 정말 엄청난 메리트여요 ㅜㅜ
붓기가 많이 빠졌지만, 아직 그래도 상당한 붓기가 남아 있기에 여전히 머리는 크고 추악했어요 ㅜㅜ 그래도 머리 감고 씻을 수 있다는것에 감사 또 감사.
샤워하실때 두피상처 벌어지지 않게 최대한 살살하는게 중요합니다. 거의 제대로 하지도 못했어요. 남자라서 답답해서 오래 걸리니 결국 대충하게 되더라구요. 그래도 말릴땐 꿉꿉하기 싫어서 오래 오래 잘 말렸답니다.
병원가서 실장님이랑 간호사님이 스테플러(?, 일꺼에요 직접 보진 못했지만) 머리에 박힌것 뽑아주셨구요. 한번에 다 뽑는 줄 알았는데, 두피 절개선이 완전히 붙지 않았는지지, 반만 제거하시고 나머지 반은 추후에 뽑으러 오라고 하더라구요. 따끔따끔한게 아프고 불쾌했어요. 엄살이 심한편이라 주사만 맞아도 몸살나는데 정말 죽는줄 알았어요 ㅋㅋ
어쨌든 이렇게 일주일간의 여정은 끝났구요.
지금 상태에서 좋은점 나쁜점 한가지씩을 말씀드리면,
1. 좋은점,
두피절개 하신분들, 이마나 눈썹 등등 얼굴에 감각 없는 느낌, 무딘 느낌 난다고 하셨는데 저는 거의 100%에 가까울 정도로 안면엔 감각 이상 없습니다. 다만 두피가 좀 웅웅하고 내살같지 않은 느낌. 시간이 가야 해결된다고 하시네요.
2. 나쁜점.
눈 흰자가 빨개요 ㅜㅜ 마를린 맨슨처럼. 핏줄이 터진게 아니라 피의 색소같은게 침전된 거라고 원장님이 알려주셨어요. 뭐 별일 아니고 2주정도 지나면 말끔해 진다니 기다려 봐야지요 ^_^
앗, 그리고 마지막으로, 원장님이 집도하신 제 수술, 사진 보여주셨는데요. 적절한 비유일진 모르지만, 사시미 달인의 생선회처럼 깔끔 정갈 그 자체입니다. 피한방울 없구요. 깔~끔하게 수술해주셨다는걸 사진으로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아트 그 자체에요. 존경합니다 ㅜㅜ
추후 또 후기 남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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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도 많이 도움이 되었고
수술 받는 분들도 많은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병원 김선생님이 글을 보시고
신방과 학생이어선지 글을 논리적으로 잘 쓴다고 하셔서
제가 글을 잘쓰는것도 있지만 내용을 사실대로 쓰면 항상 다른사람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크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했네요.
앞으로도 자주 뵙고 이를 기회로 더 많은 만남과 연락이 되는 좋은 인연이 되 었으면 합니다.
제가 저희 병원 환자들의 메일속에 항상 보내드리는 문구가 있습니다.
(물론 받아 보셨겠지만, 수술했던 의사로서 책임감을 느끼면서 )
“사람의 인연은 중요한데 수술의사와도 좋은 인연인가? 않좋은 인연인가? 그 만남에 따라서 각각 다른 인생의 방향으로 갈수도 있는것이 인연일것 입니다.
저와 좋은 인연이 될것으로 확신하면서, 앞으로 부드럽게변한 좋은 얼굴 인상 변화로 인해서 항상 좋은 인연과 만남의 기회가 되어 고객님의 앞날에도 행복한 삶의 기회가 더 많이 생길수 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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